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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간 2025-07-28 ~ 2025-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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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수상작품으로 살펴보는 경기도자비엔날레 국제공모전 2001-2024

경기도자비엔날레 국제공모전은 국내·외 도자작가를 대상으로 하는 공모전으로 매년 평균 70개국 1,500여명이 참가하고 적게는 60명에서 300명의 작가의 작품이 선정되는 공모형식의 전시입니다. 2026년에는 국제공모전이 12회째를 맞이하게 되지만, 아직 이 공모전에 대해 잘 모르거나 파편적으로만 알고 있는 분들도 있기에, 그간의 대상작품을 일부 소개함으로써 본 공모전의 경향성을 파악할 수 있는 단초를 제공하고자 합니다.

로손 오예칸(영국/나이지리아), 《치유하는 존재》, 테라코타, 68x68x210cm, 2000, 한국도자재단 소장

2001년 1회 국제공모전의 대상작품은 로손 오예칸Lawson Oyekan의 《치유하는 존재Healing Being》입니다. 붉은 점토를 손으로 성형하여 210cm의 테라코타로 완성한 이 작품은 자연의 재료인 ‘흙’의 물성을 잘 보여주는 대형의 오브제입니다. 로손 오예칸은 나이지리아계 영국인으로서 “인간의 고통이 흙-자연으로 치유될 수 있다.”는 영적인 메시지를 작품을 통해 전달하고자 하였는데 이러한 그의 의도는 도자예술의 근원재료인 ‘흙’을 통해 국제공모전의 ‘첫 시작’을 알리고, ‘흙’으로 하나 되는 장을 열고자 하였던 제1회 국제공모전의 방향성에 부합하였습니다. 게다가 가마로 인한 규모의 제한을 받아온 도자 예술의 역사에서 그 한계를 넘어 도자 조각이라는 새로운 영역을 구축하고자 1) 하였던 작가의 의지는 수상에 더욱 힘을 실어주었습니다.

여선구(미국), 《알프레드 썸머》, 석기점토, 76.2x121x243cm, 2000, 한국도자재단 소장

2003년 2회 국제공모전의 대상작품은 한국계 미국인인 여선구의 《알프레드 썸머Alfred Summer》입니다. 이 대형의 오브제는 작가가 알프레드 대학에서 여름학기 강의를 하면서 만났던 다양한 사람들과의 경험을 담아낸 자전적인 작품으로 여러 명의 인물상으로 구성된 3단 구조의 탑 형태로 되어 있으며 50개의 유약으로 구현한 흘러내리고 마블링 된 색 표현이 인상적인 작품입니다. 이 작품에서 인물상들의 표정은 개인이 사회적 관계에서 느끼는 복잡한 감정들을, 인물상들이 빽빽하게 한데 모여 마블링 된 색으로 뒤덮인 형상은 현대 인간 사회의 다양함과 수많은 사회적 관계망 속에서 살아가야만 하는 현대인의 모습을 상기시킵니다. 이처럼 작가의 개인적 이야기를 담은 《알프레드 썸머》는 현대를 살아가는 사람이라면 모두가 공감할만한 이야기를 가지고 있었고, 그 결과 여선구는 대상을 거머쥐게 됩니다. 2001년의 대상작이 ‘국제공모전의 처음 혹은 시작 그리고 근원 혹은 배경’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작품이라면 2003년의 대상작은 ‘작품성’과 ‘작품이 지닌 내러티브의 중요성’을 제시하였다고 볼 수 있습니다.

보딜 만츠(덴마크), 《건축적 부피》, 자기점토, 가변설치, 2006, 한국도자재단 소장

2007년 4회 국제공모전 대상작품은 덴마크 작가 보딜 만츠Bodil Manz의 《건축적 부피The Architectural Volume》입니다. 원기둥 형태의 용기 안팎으로 건축 설계 도면을 연상시키는 곧은 직선과 사선이 기하학적인 면을 이루는 이 작품은 빛의 방향과 시선에 따라 각기 다른 건축적 형태를 보여줍니다. 특히, 이 작품은 외부와 내부를 동시에 볼 수 있을 정도로 투명도가 높은데, 이로써 그는 점토의 한계를 넘어서는 기술의 정수를 보여준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더하여 보딜 만츠의 작품은 용기의 가능성을 확장함으로서 도자기에 대한 패러다임을 확장하였다는 점에서도 주목을 받았는데, 이를 통해 도자예술의 가능성을 확장하는 것 또한 국제공모전의 중요한 미션이었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흥미로운 것은 2005년 3회 국제공모전 대상작품 2) 또한 용기 형태를 기본으로 조형적 요소를 가미한 작품이었다는 점입니다. 즉, 2007년 전후의 시기에는 도자예술 내 실용과 조형이라는 장르적 구분이 점차 허물어지면서 도자예술의 새로운 가능성을 탐구하고 제시하는 작가가 요구되었고, 그러한 시대적 요구가 국제공모전에 반영되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니일 브라운스워드(영국), 《내셔널 트레져(국보)》, 복합재료, 가변설치, 2013, 한국도자재단 소장

2015년 7회 국제공모전 대상작품은 영국작가 니일 브라운스워드Neil Brownsword의 《내셔널 트레져(국보)National Treasure》입니다. 이 작품은 과거 도자기 제조로 유명한 지역이었던 스토크온트렌트Stoke-on-Trent의 한 도자기 공장에서 오랫동안 재직하였던 기술자를 조명하는 15분여의 영상과 그 기술자의 작업대, 그리고 기술자가 그린 드로잉으로 채워진 도자기 접시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이러한 니일 브라운스워드의 작품은 스토크온트렌트에서 도자기 제조업에 종사하며 살아가던 지역주민들이 제조업장의 국가적 이주로 인해 겪게 된 대규모 실업과 그로 인해 파생된 지역의 문제들에 대해 서사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작가는 이 작품을 통해 제조업장이 이주할 수 있었던 근거가 된 글로벌리즘을 비판하며, 영국 산업의 지속 가능성에 대한 인식을 촉구하였습니다. 주목할 점은 이 작품을 구성하는 것들 중에서 작가가 직접 제작한 것은 영상뿐이고, 나머지의 것들은 영상에 나온 기술자가 사용했던 물건이거나 만든 것이라는 점입니다. 니일 브라운스워드의 수상은 당시 심사위원들이 작품의 개념적 측면에 큰 비중을 두었음을 방증합니다. 아울러 그의 작업이 ‘제조업’과 ‘장인’의 역할, 문화적으로 소외된 지역사회, 그리고 도자문화의 지속가능성에 대한 문제의식을 환기시키기를 기대했기에 이러한 결정이 가능했을 것입니다. 그리고 이는 국제공모전이 사회적 이슈에 대한 의견을 표명할 수 있을 정도로 국제적 발언권을 가지게 된 것을 전제하고 있기도 합니다.

팁 톨랜드(미국), 《세 점의 자화상 – 짜증》, 석기점토, 페인트, 색파스텔, 머리카락, 122x101x86cm, 2017, 한국도자재단 소장

팁 톨랜드(미국), 《세 점의 자화상 - 미용실》, 석기점토, 페인트, 색파스텔, 머리카락, 56x41x56cm, 2017, 한국도자재단 소장

2019년 9회 국제공모전 대상작품은 미국작가 팁 톨랜드Tip Toland의 《세 점의 자화상Three Self Portraits》입니다. 팁 톨랜드의 작품은 <짜증Tantrum>, <미용실Beauty Parlor>, 그리고 <어릿광대Fool>라는 제목의 오브제들로 구성되었습니다. 각각의 오브제는 정치에 대한 작가의 개인적 소회와 손녀와 관련한 개인적 경험, 그리고 특정 상황에 대한 불편함에서 비롯된 통찰을 극사실적인 인물상으로 구현한 것인데, 이는 너무 사실적이어서 관객들에게 놀라움과 동시에 기시감을 주기도 합니다. 부드러우면서도 결점 많은 인간의 살을 사실적으로 표현한 그의 작품은 강한 인상을 남깁니다. 이러한 작품의 특징은 앞서 언급한 보딜 만츠의 작업과는 또 다른 결의 흙의 가능성을 제시하고 동시에 도예와 조각과의 차별성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기도 합니다. 더불어 우리 사회를 꿰뚫는 삶에 대한 해학과 통찰을 극사실적인 연출로 풀어낸 그의 작가적 언어는, 이 작품이 도자예술의 향후 발전에 기여할 만하다는 심사위원들의 공통된 판단을 이끌었습니다.

쭈오 밍쑨(대만), 《호문큘러스-LR(teapot)》, 점토, 저밀도 유약, 1230℃, 12x12x15cm, 2020, 한국도자재단 소장

2021년 제10회 국제공모전에서는 대상작 없이 금상 수상작 두 점이 선정되었습니다. 그중 하나는 대만 작가 쭈오 밍쑨(Ming-Shun Cho)의 《호문큘러스-LR(찻주전자)Homunculus-LR(teapot)》이었습니다. 이 작품은 찻주전자라는 ‘기능적 물건’을 ‘인간과 상호작용하는 공예품’으로 재해석한 오브제로, 인간과 공예의 관계에 대한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였습니다. 2021년은 코로나19로 인해 비대면과 마스크 착용이 일상이 된 시기로, 환경 문제와 인류의 지속가능성에 대한 전 지구적 관심이 높아졌던 시기이기도 합니다. 이러한 시대적 배경 속에서 《호문큘러스-LR》은 ‘인간다움’에 대한 질문을 던지는 동시에, 운송과 설치 과정에서도 보다 친환경적이고 탄소중립을 실천할 수 있는 가능성을 내포한 작품으로 주목을 받았습니다. 결국 이 작품은 그 의미와 실천적 측면 모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아 금상 수상작으로 선정되었고, 이와 같은 시대적 경향은 2021년 전후에 열린 여러 국제공모전에서도 포착되고 있습니다.

맷 웨델(미국), 《결실結實의 풍경》, 도자, 코일링, 다층유약, 1154℃, 162x177x159cm, 1065.9kg, 한국도자재단 소장

2024년 제11회 국제공모전에서는 미국 작가 맷 웨델(Matt Wedel)의 《결실(結實)의 풍경(Fruit Landscape)》이 대상을 수상하였습니다. 이 작품은 1.6m³가 넘는 규모, 유기적인 형태, 그리고 표면을 타고 흐르는 유약이 특징입니다. 심사위원들은 이 작품의 시각적 규모와 표현 방식이 작가의 뛰어난 기술적 숙련도를 보여줄 뿐만 아니라, 끊임없이 한계에 도전하면서도 자연의 법칙을 수용하는 도예가의 정신을 잘 드러내고 있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크다고 평가했습니다. 작가는 이 작품과 관련해, 제작 당시 자신이 정원에서 기르던 아스파라거스가 어느 순간 작품과 닮은 모습으로 자라고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고 전합니다. 그는 이를 통해 자신이 계획할 수 없는 거대한 자연의 힘을 실감했고, 그 감각을 인간의 힘으로는 결코 통제하거나 재배할 수 없는 초록색 아스파라거스 형태의 조형물로 형상화하였습니다.

도예가들은 온도, 햇빛, 습도, 풍속과 같은 환경 요인에 민감하게 반응합니다. 동일한 조건으로 제작했더라도 환경의 차이에 따라 작품이 가마 안에서 깨지기도 하고, 온전하게 완성되기도 합니다. 이러한 자연은 도예가에게 거스를 대상이 아니라, 수용하고 조율해야 할 존재입니다. 도예가들은 그 한계를 인정하면서도, 자신이 넘을 수 있는 경계를 반복적으로 시험하며 나아갑니다. 이러한 자세는 도예가를 다른 예술가들과 구별 짓는 지점이기도 합니다. 이에 따라 2024년 국제공모전의 심사위원들은, 2021년 대상 수상작이 없었던 상황을 고려해 도예의 본질로 회귀하자는 의도를 담아 《결실의 풍경》을 제작한 맷 웨델에게 대상을 수여하였습니다.


올해, 한국도자재단은 또 다시 새로운 국제공모전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보다 고양된 기준으로 새로운 가능성을 살피는 데 주력할 것이며, 도자예술이 새로이 나아갈 방향에 대하여 고심하여 수상작을 선정할 것입니다. 2001년 경기도자비엔날레(세계도자기엑스포2001경기도)의 ‘도자문화선언문’에는 “흙과 인간의 손으로 빚는 도자의 기술은 옛날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 오로지 편하고 아름다운 삶을 창조해 내는 데 기여해 왔다.”고 적혀 있습니다. 그리고 이에 덧붙이며 도자는 자연과 문명을 융합하고, 환경파괴의 위협으로부터 생명권을 보존해주며, 전통기술과 미래의 첨단기술을 이어 인류의 문화 단절을 지속의 역사로 바꾸어줄 수 있다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도자라는 영역의 특수성을 되새기며 올해에도 현재의 도자예술세계를 가로지르는 훌륭한 작품이 선정되어 도자예술계가 한층 풍요로워질 수 있기를 바랍니다.


작품 별 캡션 목록

1) 오가영, 「경기세계도자비엔날레 국제공모전을 통해 본 현대도예의 특징」, 도예연구 제26호, 2017, p.107 참조

2) 필립 바드Philippe Barde, <얼굴모양 용기 Human Bowl Face>, 자기점토, 15x15x12cm each, 2004, 한국도자재단 소장


문의: gcbcompetition@gmocca.org/ 031-645-06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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